The New Life Korean Methodist Chu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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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하는 사람들을 위한 희망과 변화를 찾아 떠나면서 세번째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나는 낙심하고 있는 이들에게 끌로드 모네(Claude Monet)의 아프리카 산 파란...

궁금했습니다. 바위 위에 저렇게 큰 나무가 어떻게 살아있지! 옥토에 씨앗이 떨어지지 않고 돌 위에 떨어진 씨앗은 열매를 맺을 수 없다는 말씀은 수없이...

해변의 기억

목우회 특선 작가 박일 화백의 그림에서 나는 무생물이 살아 있는 생명체가 되어 곧장 바다로 나갈 듯한 ‘바다표범’을 본다. 태고로 거슬러 올라가, 무(無)로부터 세상을 창조하던 그때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하다. 그림을 처음 마주한 순간, 나는 작가의 상상력에 놀랐다. 추상화를 보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림을 얼핏 보면 어둠이 지배하는 죽음의 세계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따뜻한 세상을 그리고 있다. 바닷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조각돌에서 발을 내딛기 시작해, 바닷물이 들어왔다 나간 물웅덩이를 지나, 끝없이 펼쳐질 것 같은 모래사장을 넘어 푸른 창공과 넘실대는 바다로 시선을 이끌어 간다. 세상을 다 품고 나아가려는 꿈은 파도에 부딪혀 뭉게구름이 되어 날아간다. 그림을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절망을 몰랐던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

화백의 풍경화는 냉정한 현실을 그리기보다는, 강렬한 검정의 질감과 회색 톤의 바위들이 밝은 자갈과 물웅덩이에 비친 하늘색과 조화를 이루어 깨끗하고 순수한 감성을 자극한다. 어린 시절, 나는 굉음에 놀라 하늘을 올려다보다가 파란 하늘을 ‘쌔액’ 하며 순식간에 지나가던 쌕쌕이를 보고 신기해하곤 했다. 그때의 내 마음을 표현한다면 바로 저 색깔이라 할 수 있겠다.

박일 화백의 풍경화를 보고 있으면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바닷물이 지나간 자리에서 시간이 새겨진 듯한 세월의 공간을 마주한다. 굳게 버티고 서 있는 바위에서는 아버지의 존재를, 따뜻해 보이는 모래와 조약돌의 색에서는 어머니의 사랑을, ‘바다표범’처럼 나아갈 듯한 검은 바위에서는 생명력을 불어넣는 창조의 하나님을 느끼며, 그 사이에서 살아가는 나 자신을 바라보며 다시 힘을 얻는다.

바다의 숨결과 바람이 지나간 땅의 물체가 빚어낸 흔적과 쓸쓸함이 묻어 있는 고요한 그림에서 사람은 어디에 있을까? 어떤 사람이 있을까? 왜 사람을 그리지 않았을까? 강렬하게 쓸어내리는 붓질과 섬세한 색감의 차이가 물의 부드러움과 만나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다. 그리고 나는 이 그림에서 천국을 보며 희망을 발견한다. 죄가 없는 곳이 천국이라면 말이다. 

“너희가 돌이켜 어린아이들과 같이 되지 아니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마태복음 18:3)